리튬 이온 배터리가 포함된 전자기기를 오랜 기간 사용하다보면, 느닷없이 찾아오는 손님이 있습니다. 바로 배터리 스웰링 현상입니다.
배터리 스웰링이란, 리튬 이온 배터리 내부의 전해액이 기화하면서 밀봉된 배터리 겉면을 팽창시키게 만드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그 증상이 비교적 미미할때는 배터리 자체가 정상적으로 동작하지만, 일단 증상이 발현되면 점점 심해진다고 합니다.
사실 배터리 스웰링은 실사용중인 맥북보다, 연식이 오래되어 방치된 맥북에 주로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배터리 자체의 제조 결함이 아닌 이상, 노후화된 배터리일수록 스웰링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니, 당연한 얘기인데요.
저 역시 오랫동안 방치해놓은 2010 late 맥북 에어 모델에서 이와 같은 증상을 발견하였습니다. 애석하게도, 너무 늦게 발견한 탓인지, 한껏 부푼 배터리가 키보드와 트랙패드를 사정없이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일단 배터리라도 분해해서 떼어놓아야겠단 생각에, 급히 쿠팡의 로켓배송으로 오각별 드라이버가 포함된 드라이버 세트를 주문했습니다. 다음날 배송이 완료되어 맥북 분해를 시도해보았는데, 애석하게도 드라이버가 맞지 않았습니다.
내부의 배터리와 각종 부품을 체결하고 있는 나사의 경우 육각형 별 나사인 T5를 사용하고 있지만, 2010 late 맥북 에어의 경우(연식과 기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외부가 오각형 별 나사로 되어있는데요. 문제는 드라이버 세트에 포함된 오각형 별 드라이버의 구경이 너무 작아 도저히 체결된 나사를 풀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결국 맥북용 오각형 별 드라이버라고 이름이 붙어있는 제품으로 다시 드라이버를 주문하여, 며칠 정도 더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새로운 드라이버를 받은 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뒷판에 체결된 나사 중 마지막 하나가 도저히 풀리지 않았습니다. 언제 마모된 것인지도 모르게 나사가 헛도는 증상이었는데요. 순간접착제, 고무밴드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보았지만 풀리지 않았고, 애석한 마음을 담아 뒷판을 제꼈더니, 그냥 뒷판이 열렸습니다. 다시 뒷판을 닫아줄때도, 그냥 꾹 눌러주니 나사 하나 정도는 무시하고 쑥 들어갑니다. 실사용중인 비교적 신형에 가까운 맥북프로였다면 이런 무식한 방법을 절대로 쓸 수 없었겠지만, 이미 10년이나 묵은 제품이라 별 부담없이 마구 손대어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배터리의 모습은 처참했습니다. 한쪽만 유독 빵빵하게 부풀고, 반대쪽은 거의 정상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오랫동안 열지 않은 제품이라, 먼지도 여기저기에 그득한데요. 교체 할 배터리가 없기 때문에 간단히 청소만 해주고, 다시 재조립해서 보관해놓았습니다. 너무 심하게 부푼 상태라, 일단 트랙패드나 키보드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한 후에 배터리를 주문하려고 했기 때문에, 배터리를 구입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워낙 오래된 모델이라, 배터리를 구입한 후에 쓸 곳이 사라지게 되면, 수요도 없는 배터리를 어떻게 처분할 길이 사라지게 될 테니까요.
배터리의 경우 총 5군데의 나사를 T5 육각형 별 드라이버로 빼어내준 후, 탈거가 가능합니다. 이후 모델의 경우 좌측 상단의 + - 기호가 붙은 케이블 부위를 밀어내듯이 분리한다는 정보를 한 영상에서 얻을 수 있었는데, 이 모델의 경우 위로 당겨주니 케이블이 분리되었습니다.
2010 맥북에어 late 모델의 배터리는 A1375 (For A1370) 모델이네요.
알리 익스프레스와 아마존 등, 여러 해외사이트에서 아직 판매중입니다. 아마존의 경우 직배송이 안 되어서,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적당한 제품으로 구입해주었습니다.
배터리 탈거 후 휑해진 맥북의 본체입니다. 다행히 키보드를 비롯해서 트랙패드, 기타 하드웨어의 손상은 (겉보기엔) 없었습니다.
나중에 배터리가 오면, 저렴한 써멀구리스를 하나 발라주려고, 미리 말라붙은 써멀구리스도 다 제거해주었습니다. 실사용중인 맥북프로는 어디 하나 잘못될까 무서워 항상 공인 서비스센터에서 써멀구리스 재도포, 내부 청소를 받곤 했는데, 당장 고장나도 부담이 없는 구형 모델로 이렇게 실습을 해볼 수 있어 참 좋습니다.
그럼, 아마도 8월 중엔 배송이 올 것으로 예상되는 A1375 배터리가 온다면, 배터리를 새롭게 갈아주면서 다시 포스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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