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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 기간 동안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려마시며 재미를 붙여나갈즈음, 한 가지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바로 고급 핸드밀의 부재에 대한 부분이었는데요. 칼리타 KH 시리즈, 하리오 세라믹 핸드밀 등 입문자를 위한 핸드밀이 많이 출시 되고 있지만, 커피와 관련된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상당수의 의견은 바로 "핸드밀은 스뎅 칼날 부터가 시작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흔히 저렴한 전동 커피 그라인더를 사게 되면 칼날이 두개의 블레이드 형식인 경우가 많은데요. 이 경우 미분이 많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절대 고르게 그라인딩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균일한 분쇄를 위해선 어느정도 가격대가 있는 전동 그라인더를 구입하거나, 핸드밀을 사용해야 하는 데요.

핸드밀의 경우도 칼리타 KH 시리즈를 비롯해 저렴한 제품들은 회전축이 제대로 고정이 되지 않아 칼날에 균일한 방향으로 힘이 가해지지 않고, 이는 고장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칼날 역시 스뎅이 아니기 때문에 분쇄가 잘 되지 않구요. 


보통 핸드밀의 끝판왕이 바로 코만단테 핸드밀이라고 하는데요. 이외에도 펠드, 리도, 타임모어 등 잘 알려진 제품들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고품질 핸드밀이라고 칭할 수 있는 위 제품들은 보통 평균적으로 20~40만원 사이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타임모어는 제일 저렴한 축에 속하고, 직구를 하게 되면 한 단계 더 저렴해지는데요. 타임모어는 본체가 나무로 된 일명 밤톨 라인, 거기서도 원두 20g이 들어가는 일반형 모델과 15g이 들어가는 나노 모델이 있고, 본체가 금속으로 만들어져있는 20g 용량의 슬림이 있습니다.


저는 타임모어의 슬림을 직구 하였습니다. 고급 핸드밀에 속하는 제품 중 비교적 가장 저렴한 제품인데요. 저렴한 가격에 직구를 한 만큼 배송비를 좀 더 많이 내어 DHL 배송으로 약 열흘 만에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패키지는 제법 그럴싸한 느낌입니다. 상자 밖에 에어 브러시와 털 브러시가 같이 와서 나름 쏠쏠하네요. 



내부 패키징입니다. 본체는 충격 방지를 위해 에어캡이 한번 더 둘러져있고, 설명서와 품질 보증서, 휴대용 파우치까지 있네요. 파우치 내부는 2단으로 분리되어서 본체와 핸들을 각자 따로 수납할 수 있습니다.



Produced by TIMEMORE가 박혀진 청소용 브러시입니다. 여러모로 청소하기에 굉장히 편리한 제품입니다.



제가 구입한 제품은 추가금액이 더 붙는 이태리 티타늄버가 아닌, 일반 버 제품입니다. 확실히 내부 구조가 저렴한 핸드밀과 다른, 신뢰가 가는 복잡한 구조로 보이네요. 초보자의 눈에는 이 이상은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ㅠ.ㅠ



분쇄도를 조절하는 다이얼입니다. 처음에 어떻게 조절해야하는지 난감했는데, 핸들을 끼운 상태로 돌아가지 않게 고정하고, 저 일자형 다이얼을 돌리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FINE (시계 방향) 쪽으로 돌릴수록 원두가 미세하게 분쇄되며, COARSE (반시계 방향) 쪽으로 돌릴수록 굵게 분쇄됩니다. 계속 반시계 방향으로 돌리면 분해도 가능합니다.

FINE 방향으로 최대한 돌린 상태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1칸씩 돌릴 때마다 다이얼 수가 1씩 증가하게 되는데, 0~6 까지는 핸들을 돌리게 되면 날이 망가질 수 있다고 하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저는 8칸으로 에스프레소용 분쇄를 해 보았는데, 정말 균일하게 갈리는 것이 만족스러운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저렴한 라인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급진 모습입니다. 사실 입문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인 핸드밀인데요.

오돌토돌한 금속 몸체는 손에서 잘 미끄러지지도 않아서 분쇄하기에도 무척 편한 것 같습니다.



분쇄 다이얼 8 클릭으로 에스프레소 용 분쇄를 해보았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저렴한 핸드밀과는 전혀 다르게, 정말 고르게 분쇄가 되는 모습입니다.

특히 제 경우, 이 핸드밀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바로 핸드드립 분쇄를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기존 저가 핸드밀은 분쇄 정도를 좀 굵게 하더라도 미분이 많이 발생하고, 분쇄가 고르지 않아 물 빠짐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타임모어 슬림의 경우 어떠한 굵기로 분쇄를 하더라도 균일하게 원두가 분쇄되고, 저가 핸드밀에 비해 미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물 빠짐도 굉장히 좋습니다.

저가 핸드밀로 분쇄하던 것보다 좀 더 미세한 굵기로 분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물빠짐이 훨씬 좋은 모습에 감탄이 나왔습니다. 구입 이후 계속해서 사용해봤는데, 아무리 써봐도 역시 맛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습니다.

고급 핸드밀 대여섯 종을 사용해서 각기 다른 커피를 내렸다고 하면, 저 같은 비전문가는 절대 그 맛의 차이를 알지 못 할 것 같습니다만, 적어도 저가 핸드밀과 고급 핸드밀의 차이는 극명하네요. 

핸드드립 커피 맛의 차이를 내는 가장 큰 요인이 원두, 그 다음이 그라인더라고 하는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균일한 분쇄도가 생각보다 훨씬 맛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네요.


모쪼록 핸드드립을 취미로 하는 분들이라면,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의 고급 핸드밀을 들여보시는 것도 굉장히 좋을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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