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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포서드 진영을 양분하던 두 회사 중 하나인 올림푸스의 한국 카메라 시장 사업 철수 발표, 거기에 연이어 사업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한다는 발표까지, 마포 유저들에게는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의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발표 이후, 일정 기간동안 올림푸스 관련 매물이 중고 시장에 증가하는 현상까지 보였지만, 사실 기존에도 마이크로포서드 장비는 중고가 방어가 잘 되지 않았던 경향이 있어, 비교적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시세 또한 안정화되어, 사실상 발표 이전과 큰 변화는 없는 형국인데요. 하지만, 소리 소문없이 타 회사의 미러리스로 넘어가거나, 또는 파나소닉으로 넘어가는 유저들이 많을 것이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저 역시 오랜 고민 끝에, 기존에 사용하던 올림푸스 중급기 라인 모델 E-M5 Mark2를 처분하고 새로운 바디를 영입하게 되었습니다. 파나소닉에서 사진 특화 플래그십으로 내놓은, DC-G9 모델입니다. G9는 2017년 연말 즈음에 출시된 바디로, 사실최신형 기종이라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또한, 올해 들어선 DC-G95 바디가 출시 되기도 했는데요. 사실 파나소닉의 라인업은 다소 복잡해보이면서도, 규칙만 알면 금새 파악이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라인업 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2020년 기준으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GH가 붙은 기종은 영상 특화 플래그십, 이번에 새롭게 G 뒤에 한 자리 숫자가 붙는 기종은 사진 특화 플래그십, G 뒤에 두 자리 숫자가 붙는 기종은 중급기 라인, GX는 경량화 된 사진 특화 중급기, GF는 보급기, GM은 좀 더 초경량을 추구하는 보급형 바디입니다. 여기에 더해, 2018년에는 완전한 영상 특화 플래그십으로 GH5s가 새롭게 등장하여, GH5는 영상 플래그십의 자리에서, 약간 사진 쪽으로도 한발 걸친 플래그십이 되었습니다.


나열하고 보니, 상당히 복잡해보이는 라인업인데요. 결국 정리하면, 현존하는 플래그십 모델은 3종으로, 영상 특화 GH5s, 사진 특화 G9, 영상 특화 모델에 가까운 GH5가 되겠습니다. GH5s는 천만 화소의 센서를 넣어 고감도 영상을 높은 퀄리티로 촬영할 수 있게 하여, 영상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유저들의 니즈를 반영하는 모델인데요. 이 때문에 영상촬영의 비중이 높지만 사진 촬영의 비중 또한 적지 않은 유저는 필히 GH5 또는 G9를 택해야겠습니다.



저는 본 바디를 중고로 구입하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국내에서 마이크로포서드 바디를 쓰는 유저가 많지 않다보니, 적당한 매물을 만나는 데에도 한참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또한, GH5와 G9를 계속 저울질하며, 구입을 고민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GH5 VS G9, 두 모델 중 어떤 것을 구입할지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딱 이것을 고려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영상의 비중이 높으면 GH5, 사진의 비중이 높으면 G9, 하지만 두 모델 모두 각자 특화된 영역이 아닌 부분에서 성능이 결코 낮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GH5와 G9는 센서 및 프로세서를 비롯해, 하드웨어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다. 다만 G9는 방열판이 탑재되지 않아 바디 부피와 무게에서 약간의 우위를 점하는 반면, 일부 영상 촬영 시간의 제한이 있고, 영상 촬영에 관한 스펙도 일부 뒤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GH5는 앞서 열거한 G9의 부족한 부분을 모두 채우는 스펙을 가지고 있지만, 사진 촬영에서 오히려 소프트웨어적으로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GH5는 고화소모드 촬영이 불가능하며, 최신 펌웨어 업데이트에서 G9는 동물 감지 등 AF에서 몇몇 업그레이드를 받았지만, GH5는 이러한 업데이트를 받지 못 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사진 촬영에 관한 스펙에서 G9는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GH5가 G9에 비해 사진 촬영의 결과물이 크게 뒤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며, 반대로 G9 역시 영상 촬영의 결과물이 GH5에 비해 크게 뒤지는 것이 아닙니다. 즉, 본인에게 더 유리한 부분을 가진 기기를 구입하는 것이 적절한 선택입니다.



G9는 특이하게 상단부에도 액정이 있습니다. 여러 DSLR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습인데요. 마이크로포서드 미러리스에서는 아직까지 상단 액정이 적용된 바가 없어, 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DSLR의 바디에서 좀 더 축소된, 그렇지만 미러리스에 가까운 모습의 바디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큼직한 그립을 호평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저는 손 크기가 비교적 작은 편이라, 처음 G9를 잡아보고 상당히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DSLR 그립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정말 두툼한 그립이 느껴졌기 때문인데요. 기존에 사용하던 M5 Mark2의 가로그립은 굉장히 슬림하면서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었기 때문에, 적응하기 전까지 꽤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비교적 손 크기가 작은 유저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안하실 수 밖에 없겠습니다. 웹에서 본 정보로는, 올림푸스 플래그십인 E-M1 시리즈의 그립부보다 좀 더 두터운 느낌이라고 하네요.반면에, 기존에 사용하시던 여러 미러리스 기종의 빈약한 그립에 불편함을 느끼셨던 분들이라면 오히려 굉장히 만족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굉장히 커다란 뷰파인더가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뷰파인더 화소도 386만 화소로, 어지간한 모델에서 찾아보기 힘든 고화소 EVF가 들어있습니다. 일부 유튜버들의 리뷰 영상을 보아도, 그야말로 하드웨어적 성능과 스펙은 가격 대비 미러리스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고 호평을 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이렇게 가격 대비 압도적인 기계적/하드웨어적 성능에 상당히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스위블 액정 또한 편리한 부분입니다. 영상 촬영에도 특화된 모델이다보니, 당연히 스위블 액정은 빼놓을 수 없는 스펙입니다. 



마그네슘 바디는 굉장히 탄탄하면서, 믿음직한 만듦새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손에 닿는 그립부를 비롯한 전면의 고무재질 소재는 약간 아쉽습니다. 좀 더 고급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이런 부분에도 또 한번, 올림푸스를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상단 액정의 경우, 바디를 켜면 기본적으로 화이트밸런스 옵션, 측광 모드, 조리개값과 감도, 셔터스피드, 노출과 배터리, 사용하는 SD카드 슬롯, 저장에 사용할 이미지 확장자 등을 보여줍니다. 처음엔 별거 아니다 싶었지만, 막상 있으니 무척 잘 사용하게 됩니다. 굳이 디스플레이를 볼 필요 없이, 상단부에서 바로 보고 컨트롤 할 수 있으니, 아예 디스플레이를 꺼버리고도 훨씬 편리한 사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셔터와 함께 위치한 전원버튼을 On 상태에서 조금 더 돌리면 주황색 백라이트가 들어와 주간/야간에도 시안성이 좋아집니다.




조작성은 그야말로 탑급입니다. 개인적으로, 당혹스러울 정도로 많은 커스텀 키 맵핑이 가능합니다. 상단부에는 빠르게 AF 영역 조정이 가능한 조이스틱이 위치해있고, 바로 우측에 AFS/AFF - AFC - MF 전환이 가능한 스위치와 누른 상태로 AF/AE 락이 가능한 버튼이 위치해있습니다. 만약 조이스틱을 AF 영역 조정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면 상하좌우, 클릭까지 총 5개의 FN키 할당이 가능합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AF 타입 설정과 퀵 메뉴가 할당된 Fn1, Fn2 키가 보이고, 맨 아래에는 디스플레이 키가 위치합니다. 둥글게 돌아가는 다이얼 기능과 함께 메뉴 방향키도 잘 자리잡혀 있고, 여기에도 상하좌우 각각 커스텀 키 맵핑이 가능합니다. 모든 키를 꾹 눌러서 그때그때 커스텀 키 맵핑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굉장히 좋았습니다.



모드 다이얼은 2층 구조이며, 사이에 플래그십 모델을 의미하는 붉은 띠가 보입니다. 이 부분 덕분에 붉은색 스트랩, 셔터 소프트버튼 등을 사용하면 굉장히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하단 다이얼은 좌측부터 단사, 연사 1과 연사 2, 6K 포토, 포스트포커스, 타이머 기능입니다.


보통 연사 모드는 커스텀 키에 따로 맵핑하거나, 메뉴를 통해 진입하는 과정을 거치는 경우도 많은데, 아예 모드 다이얼을 이중으로 하여 촬영 타입을 직관적으로 바꿀 수 있어 정말 편리한 점이 많았습니다. 또한 포스트포커스는 처음 써보는 기능인데, 각기 다른 포인트에 AF를 맞춰 여러 장을 동시에 촬영한 후에, 사용자가 AF 초점을 수동으로 나중에 고를 수 있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여러장을 동시에 찍지만, 핸드헬드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고해상도 모드의 경우, 올림푸스의 M1 Mark3에 탑재된 핸드헬드 고해상도 모드와 다른게 실질적인 핸드헬드 사용이 어렵다는 점이 조금 아쉽습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탑재된 모션 블러링 처리 모드 2를 사용하면 그래도 꽤 괜찮은 퀄리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전면에도 두개의 펑션키가 위치해있습니다. 플래그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위치의 펑션키입니다. 하나만 있어도 참 편리한데, 두개나 넣어주니 정말 고마운 부분입니다.



기기 좌측에는 마이크 단자, 헤드폰 단자, 그리고 풀사이즈 HDMI 포트와 USB-b 타입 10핀이 들어가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몹시 불만족스러운 부분입니다. GH5도 USB-C가 들어갔는데, 정작 빨간 띠 넣어서 플래그십이라고 광고하던 G9는 왜 아직도 이 사골 USB인가 싶습니다. 그나마 이 포트로 배터리 충전이 가능하다는 점은 위안점이네요.



플래그십답게 SD카드 슬롯은 두개입니다. 매번 사진 편집을 위해 SD카드를 빼서 USB 허브에 꽂아놓고, 잊고 카메라만 들고 외출을 나가버려서... 허탕을 치는 일이 빈번했는데.. 이렇게 슬롯이 2개이니, 하나는 항상 꽂아놓고 나머지 하나만 빼서 작업을 한다면 이전같은 불상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커플러(더미 배터리) 체결이 가능하게 아예 구멍을 하나 더 뚫어놨습니다. 아마 쓸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세심한 부분인 것 같네요.



2020년에 출시된 G95의 경우, 중급기종으로 출시된 탓에 아직도 49포인트 AF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급나누기인데요. 암만 그래도 V-Log L도 기본으로 탑재해서 4K 찍을 수 있게 해놓고, 정작 AF는 이런걸 넣어주니 좀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방진방적도 넣어줬으면서요.


만약 AF와 영상 성능이 조금만 더 좋았어도, 한급 낮춰서 G95를 구입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부 유저분들의 리뷰를 보면 G95 또한 사진 촬영에서는 상당히 괜찮은 퀄리티를 보여준다는 평이 있습니다.



사실 G9는 2019년에 엄청난 펌웨어 업그레이드 수혜자가 되었습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영상 촬영시 4K 30p(외장레코더 사용시 60p 가능)까지 4:2:2 10bit 기록이 가능해졌고, V-Log L 해금 지원, 심지어 GH5에서는 빠진 동물 AF가 추가 되었는데요. 또한 커스텀키에 할당해 AF를 근거리-원거리 전환이 가능해졌고, AF 성능 및 고해상도 모드(모션 블러 감소 모드) 또한 좋아졌다고 합니다.

아직 동물 AF를 체험해 본 적은 없지만, 과연 길냥이를 만났을 때 얼마나 활약을 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MOV 촬영을 선택하면 화면과 같이 4K 30p 150M 10bit 촬영이 가능합니다. 사실 영상 부분에서는 도저히 나무랄게 없습니다. 


사진 찍으려고 산 기기인데, 영상까지 준전문가급의 퀄리티를 지원해주고 있으니... 이건 정말 가격 대비 성능이 엄청나다고 할 수 밖엔 없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올림푸스 12-40 Pro 렌즈를 체결한 사진입니다. 파나소닉 바디의 경우 파나소닉 렌즈와 함께 사용하면 렌즈와 바디의 손떨림방지 기능을 함께 사용하는 Dual IS가 가능합니다. 따라서 파나소닉 12-35 렌즈를 쓰는게 더 좋겠으나, 비교적 매물이 많은 12-40에 비하면 가격이 훨씬 비싸고, 여러모로 사진에선 불리한 점들이 있다고 하네요. 당분간은 12-40을 메인으로 쓰려고 합니다.


하지만 늘어난 바디 무게만큼... 12-40과 함께 사용하니 정말 손목에 무리가 오는 느낌입니다. 세로그립이 지원되는 바디이지만, 세로그립까지 사서 다니는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짓일 것 같습니다. 서브 바디를 들여야 할 필요성을 심히 느끼게 하는 바디이기도 하네요.

모쪼록 파나소닉 G9를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G9 구입을 고려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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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팅에서 소개한 제품은 사비를 통해 구입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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