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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최근 흥미롭게 읽은 도서, 한때 실리콘밸리를 뜨겁게 달구었던 엘리자베스 홈즈(Elizabeth Anne Holmes)의 테라노스 사기극을 다룬 배드 블러드(Bad Blood)에 대한 짤막한 리뷰를 남기려고 합니다.

 

이 사건을 알지 못 하고 처음 책의 제목을 본 분들은 마치 호러/스릴러 소설의 제목 처럼 느끼실 수도 있을텐데요. 본 책은 월스트리트저널의 탐사보고 저널리스트 존 캐리루의 실화 기반 취재를 바탕으로 탄생한 책이지만, 읽다보면 마치 흡입력 있는 소설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습니다. 저명한 저널리스트가 쓴 책은 역시 다르구나 싶기도 한 느낌이 들었고, 번역도 굉장히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건의 배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교 화학과를 중퇴하고 테라노스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한 엘리자베스 홈즈, 그녀는 사실상 일류 쇼호스트에 가까웠습니다. 그녀는 미국의 의료비가 비싸다는 특징과 더불어, 본인의 바늘 공포증에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스토리를 이용하여 에디슨이란 기기를 발표하게 됩니다. 에디슨은 무척 적은 용량의 혈액을 손가락을 통해 채혈하게 되는데, 이는 굉장히 자그마하게 디자인되어 손 끝에서 쉽게 몇 방울의 혈액만 남아내면 본사에서 금새 수백 가지의 혈액 검사를 진행하여 결과를 알려준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사기였습니다.

 

그녀는 프로토타입 조차 제대로 완성되지 않은 기기의 아이디어만을 가지고 수많은 투자자들 앞에서 피칭을 하였으며, 이를 통해 막대한 투자금을 유치하고 여러 계약을 따냈습니다. 또한, 기업 내부의 문제와 의혹은 모두 '기업 기밀'이란 명목 아래에 은폐하였고, 퇴사한 직원들의 발언을 제한하기 위해 수많은 법적 제약 장치를 마련하였습니다.

 

존 캐리루는 오랜 기간 테라노스에 대한 취재를 이어갔고, 몇 명의 내부고발자를 통하여 정보를 얻어 마침내 폭로 기사를 내놓게 됩니다. 한번 무너지기 시작한 홈즈의 사기극은 수습 불가능에 이르렀고, 결국 테라노스는 하루 아침에 폭삭 망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배경 속에서, 존 캐리루가 여러 정보원들을 통해 테라노스의 사기극을 폭로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여럿 간직하고 있습니다. 보통 실화 기반의 도서들은 읽다보면 다소 루즈한 감이 들 때도 있는데, 배드 블러드는 한 챕터를 읽어갈 때마다 다음엔 어떻게 될지 궁금증이 계속 생겨나서 멈추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특히 후반부에서는 여러 정보원들에 대한 테라노스의 소송 공격이 계속 되는데, 거의 오싹함 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또, 다시 한번 미국의 소송 문화의 무서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제가 앞서 서술한 내용의 대부분은 테라노스 사건의 전말과 진행 내용이고, 책의 내용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배드 블러드의 경우, 책을 요약하기 다소 어려운 실정입니다. 매 챕터마다 각자 다른 등장인물이 등장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인데요. 결국 테라노스 사기극의 발각으로 끝이 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서 읽는 책이지만, 그 속의 내용은 굉장히 알차고 재미있습니다.

 

모쪼록, 흥미로운 실리콘밸리 사기극의 전말과 더욱 싶도 깊은 내용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라면, 또는 그냥 단순히 재미있는 논픽션 스토리 한 편이 읽고 싶은 분들에게도, 모두 추천드릴만한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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